24시간 단식 후 맞이한 저녁.
배가 고팠지만 밥통엔 밥이 없었고, 가장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라면을 꺼냈다.
하지만 그냥 끓이진 않았다.
라면은 맛있지만, 소금, 트랜스지방, 혈당 스파이크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물을 넉넉히 넣고 국물은 절반 이상 남기기로 했고,
싱거운 맛을 보완하기 위해 토마토를 넣고,
냉장고에 남아 있던 봄동을 아낌없이 넣었다.
채소를 듬뿍 넣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마무리로는 참기름을 살짝 둘러 풍미를 더하고,
삶아둔 달걀을 반으로 잘라 얹었다.
그렇게 완성된 라면 한 그릇은
단순한 인스턴트 식사가 아니라,
나를 위한 건강한 선택이 되었다.
예전엔 라면에 파랑 계란 넣는 게 요리의 전부였다.
배달 음식, 사먹는 음식, 누군가 차려주는 밥에만 의존했다.
그땐 몰랐다. 내가 짜게 먹고 있었고,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을 무심코 섭취하고 있었다는 걸.
요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식재료 하나하나가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되었다.
‘건강하게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기름기나 칼로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재료를 고르고, 조리법을 고민하고,
내 몸에 맞는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누구든 요리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강 요리를.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밥을 지을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은 몸뿐 아니라 마음도 바꾼다.
어떤 음식을 고르고, 어떤 마음으로 요리하느냐는
삶의 태도까지 바꾸게 된다.
“건강은 식탁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도 나는 냄비 앞에서 나를 위한 선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