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카페인, 노 니코틴, 노 알코올 그리고 캠핑.
이 세 가지가 없는 캠핑은 상상할 수가 없었다.
밥을 먹고 믹스 커피 한잔을 하면서 피우는 담배는 그 순간의 여유를 더해주었고,
홀로 하는 캠핑의 늦은 밤은 최소한 맥주 한 캔이라도 마시며 밤하늘의 별빛을 감상하는 것이 당연한 듯했다.
하지만 이번 캠핑은 이 세 가지가 없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캠핑의 깊은 맛을 더 알 수 있었다고 할까.

이 세 가지의 공백을 대신한 것은 바로 자연이었다.
커피와 담배, 술이 주던 자극이 사라지니 오히려 자연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주변의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렸고,
바람결이 온몸을 감싸며 나의 존재감을 일깨워 주었다.
별빛은 더욱 찬란하게 빛났고,
새벽 공기는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내가 자연 속에 있다는 사실이 더욱 깊이 와닿았다.

이전까지는 커피와 담배, 술이 캠핑의 필수 요소라 생각했지만,
그것들이 없어도 캠핑은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더 깊이 즐길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더욱 가벼워졌고,
자연과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캠핑의 본질은
자연과 함께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